기말고사가 끝났나보다
공원길가 한적한 곳이라 드믈지만 학생들이 여럿모여 쭈삣거리며 들어설때가 있다
그중 제일 용감한 애가 물어온다
퍼머 얼마예요?
우리셋이 하면 얼마에 해줄거예요
어쭈~
이나이 먹도록 장사꾼에게 흥정이나 에누리를 원해본적이 없는데
니는 참 대차기도 하다
높은 온도 매직기를 매일 써서 모발은 상해있고
숱은 엄청많고
꿈은 아이돌 헤어스타일을 원하는데
"십만원"이라 말하면 깜짝 놀라 호들갑들을 떤다
에효~~
니들이 무슨 죄랴
길가에서 흔히 뵈는 미용실들마다 매직이 무조건 3만원이네 염색이 만원이네 써있는데
하는 과정을 일일이 설명해줄수도없고
해봐야 애들 주머니 후리는 욕심많은 아줌마로나 보이는지 코대답도 안하네
그렇게 값이 중요하면 유리창에 대문짝만하게 값을 써놓는데로 가지 굳이 우리집에와서 물어는 보고 떼로 몰려 나간다
적당히 약발라서 그냥 직펌을 해주고 한오만원 받아야 했나?
아니면 롯드1호로 둘둘 말아주고사만원쯤 받기를 원하는것이냐
아직 내가 배가 덜고픈가?
여중고생 알레르기인가?
아~~
나는 그렇게 해서는 지들이 원하는 머리 못하는데
그런실력까지는 없는데,,,
미용 30년다되가는데 아직도 이런 애들에게 연연해야하다니
내 탓인지 우리 직원들마저 곧죽어도 값을 깍아줘가며 손님 붙잡는 사람들이 아닌데,,,
한동안 회복되는기미에 의욕충만하던 내 가슴에 구멍이 뚤리고
며칠째 손님은 가물에 콩나듯 오고
나는 의기소침하게 아까의 나를 반성하고 있다
아~~
나는 애들만도 못한 장사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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