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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여구

By  막내이모      posted  2013-06-15 18:51:40      views  2054

 

   
 
사계절이 돌아올때마다 작년 이때는 벗고살았나 싶를만큼 참 입을게 없는건 불가사의예요
제 성향상 서비스직 아니었다면 부끄러운곳만 가려지는 용도이상은 옷에게 바라지도 않았을것이다 싶지만 주어진 일이다보니 가게에서 입어야할 옷에 매번 고민입니다
손님이 많을때는 흔한 싼티를 입어도 당당한데 한가할수록 내 외모까지 문제인가 싶어 옷도 갈아입어보고 소심해 집니다

백화점을 여고생 김밥천국 드나들듯이 다니던 시절도 있엇건만 ㅋㅋㅋㅋ
비싸고 좋은옷은 고르는것도 쉬운데
싸고 좋은옷이란-얼굴크고 이쁜숏컷트만큼이나 어려워.

예전처럼 우아하게 컷트만 하고 앞머리 열댓개 말아주던 시절과는 달라서 샴푸고 염색이고 하다못해 앞마당 까지 무시로 쓸고다녀야하니 그저 고급옷을 멀리하고 무던한 색과 질감이면서 그래도 디자이너의 본분은 알게해주는 그런 옷을 찾자니 쉽지가 않네요
디자이너라면 대다수 공감하는 고민이지요?

며칠전 나도좀 쓰고살자라는 글을 쓰고 마구 검색을 하다 눈이 번쩍뜨이는 쇼핑몰을 발견햇지요
쭉죽 방빵한 외국 모델들이 입은옷을 어찌나 현란한 미사여구로표현을 해놨던지
근래 두어벌도 며칠간 고민하고 큰맘먹고 사던 내가 무려(?)4벌이나 사고 말았다니까요
낭만적이고 로멘틱하게
귀족적인 스타일
동화적 감수성을 담은 풍경등등등
마치 지금 바로 사서 걸치는 순간 나도 귀족이 되고 로멘틱한 여성이 될수잇을듯이-아마 이회사는 명문대 국문과를 나온 여성이 카피를 쓰나봐요 ㅎㅎㅎㅎ
기대하던 며칠이 가고 오늘 드디어 옷이 왔는데
그냥 "옷"이고 더도 덜도 아닌 "딱 그 값"을 할만한 옷이예요
아니면 내가 입는순간 그옷의 격이 훅~하고 떨어져버렸나?
웃고 말지요뭐!ㅋㅋㅋ


오늘의 교훈은
나또한 고객을 응대할때 지금까지의 "딱 해줄수잇는 사실만 과장됨없이 전달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조금은 미사여구를 곁들여서 아름답게 포장좀 하자고,,
현실은 그냥 흔한 중년일지라도 머리가 끝났을때 얼마나 로멘틱하고 발랄하고 우아하고 맵시가 날지 환상도 좀 심어주자고,,,

그나저나 이제하나 배달 남은 "엣지있는"웨지힐은 나를 실망시키지않겠지요?
6월 8일날 주문한게 왜 아직도 안오는거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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