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길면 마음이 게으른 것이고
손톱이 길면 몸이 게으른 것이라
지난 몇주간 길다랗게 자란 손톱에 여러가지 색색깔의 메니큐어를 바르고 손이 호사를 했지요
그러나 불과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장갑을 끼고 벗을 사이없이 약을 바르고 샴푸를 하고 뜨거운 드라이로 머리를 말리며 저녁 나절에 정신차리고 보니 손톱 여러개가 다 끊어지고 없네요
긴 손톱에 메니큐어 짙게 바르고 지시만 해도 일은 척척 돌아가고 돈은 많이 벌리는 일이 있다면 좋겠지만 내가 선택할수있는 것은 둘중 하나뿐,,,
이왕 다 잘리고 없는 못난 소톱이 억울하지나 않게 일이 많으면 좋으련만 오후에 스산해지며 바람이 부니손님이 뚝 끊기고 방금 들어온손님 반갑게 맞이하니 구렛나루나 잘라달라네요 -생전처음 들르는 미용실에 구렛나룻만 잘라달라더니 당연한듯 그냥 가네요 - 보내고 우리끼리 웃고맙니다, 별 희안한놈!
어제저녁과 오늘 상반된 미용인 두사람의 동영상과 작품을 보았습니다
한사람은 컬러체인지와 증모와 붙임머리를 주로 하며 보통 한사람당 한나절이상 걸리고 새벽까지 일하는게 부지기수인 디자이너구요-아이구야~ 진이 빠지겠지요?
한분은 연화펌은 안하고 일반 롯드펌이나 직펌만 빠른시간에 한다는 분이더군요
두분다 매출이 많은분들이라는데 제게 많은 생각을 하게해주는군요
들어서면서 퍼머 시간 얼마나 걸리나,작업중에는 아이들 땜에 수시로 언제끝나냐를 묻는 분들에게 맛추느라 3시간 가까워지면 내가 다급해져서 진득하게 원하는 작업을 못햇던거 같아서 저런 긴시간을끈기있게 작업하는분도 존경스럽고
가끔은 과거에 하던 롯드펌으로도 가능한 디자인을 자연스런 완성도 와 값이 높다는 이유로 열펌만 권했는데 롯드 열두어개 말아서 "저는 값을 싸게받아요"하시면서 2,30만원받으며 한달 매출이 6천이라는 분도 나를 부끄럽게 하시고,,,,
그렇게 자리잡고 알려지고 돈을 벌게되기까지 그분들도 포기한것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나는 코앞의 욕심과 작은 배짱에 굴복하여 하루벌이노동자처럼 그냥 저냥
이도저도 아닌 내 색깔이 없이 작업하고 살아온거 같아 슬프고 생각이 많아집니다
우리가 걸어온 미용의 길에도 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었고
앞으로도 기회라는것이 오겟지요?
눈을 크게뜨고 소매를 걷어부치고 두발을 땅에 튼튼히 세우고 언젠가 올 기회를 바로잡을수있게 준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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