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다니던 아침 산행을 하다
내리막길에 다다라
머리속에 딴생각에 잠겨 그만
돌부리에 넘어져
그 찰나의 순간에
어어?
이러다 크게 다치겠는데에?
하면서 부웅떠서 털퍼덕 고꾸라졌다
순간 정신을 잃었다가 저만치 앞서가던 남편이 놀라달려오고
한참 꿈틀거리다 일어났다
팔꿈치부근이 까져서 오늘 내내 아프다
며칠전부터 오른쪽 가슴이 아파서
올초에 1차병원 건강검진 자료를 신청해서
며칠후 큰병원에 가보기로했다
별거아니겠지 하면서도 심난한 마음을 산에까지 가져간게 화근이었네
아픈 손을 붙잡고 출근을 했더니만
우리 직원으로 몇년간 있다가
서울가서 성공해보겠다던 잘생기고 착한 청년이
큰병이 걸렸다고,,,
지금 우리 가게에서 근무하는 여동생이 울며 전해준다
이런~~
이제 겨우 24살인데
세상의 의술이 좋다지만
니도 걱정이고 나도 걱정이구나
별일 없이 잘 나아야 할텐데
불과 지난달에 매출 일등이라자랑하더니
사람 앞일은 하루를 못내다본다네
20대때는 설마 내가 큰병걸리랴
질병도 죽음도 먼세상 이야기 같았으련만
요즘 세상돌아가는 사정은 연령을 가리지않으니, 알고지내던 부모에게 위로말이 딱히 안떠오르네
오후에 모두들 일하고있는데
얼굴이 구릿빛으로 탄 청년이 들어선다
반가이 인사를 하고보니
2년전쯤 그만둔 디자이너의 애인이엇던 청년이야
사귀는 동안 자주보고 회식도 동참하던 더없이 착하고 바르던 사람이엇어
가난은 결혼의 악조건
우리 디자이너는 좀더 돈많은 사람에게 떠나버리고
그 헤어짐은 우리들이 더 볼일 없는 사이가 되게 하는일
어쩌랴 그게 인생인데,,,
오늘 불쑥 들어서고
그 애인만 없어지고 우리는 고대로 남아서 아무일 없었던 듯이 서로 웃고 반긴다
의례적인 인사를 나누고 웃으며 안부를 묻고,또 보자고 후일을 약속한다
직원들이 오래도록 근무를 하다보니
외국으로 떠났던 직원도 귀국하면 들리고
성공하러 서울로간 직원도 들리고
컴퓨터 하는 사람으로 이직한 직원도 들리고
헤어졌던 직원의 애인도 들리고
떠나간 고향 들리듯다들 들어선다
그래 인생 뭐있나
아무일 없었던듯이
서로 웃고,옛일도 떠올리고, 지금 사는 이야기를 허물없이 나누고,
그게 사람사는 일이지
많이 벌지않아도
그냥 받아들여지는, 놀랄일 많았던 오늘 하루
이제 남은시간에 더 놀랄일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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