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글에다 "나는 업스타일이 제일 쉽다"라고 쓰고 보니 왜 쉬웠을까 라는 의문과 함께 지난 시절을 되짚어 봤다
일상의 반복이 쌓여 그렇게 되기는 했겠지만 아마도 굳이 이유를 꼽자면 몇몇 고객의 얼굴이 떠오른다
제일 첫번째
내가 언니 미용실에 일하던 초급시절
술집다니는 여자 손님이 있엇다
머리하는 내내 담배를 피고(심지어 임신을 해서도 피웠다)
항상 인상을 쓰고 있고
계속 움직이는 여자 머리통을 따라가면서 드라이를 해야했다
생각하면 1년도 안된 내게 매일 궁시렁 거리면서도 머리를 맡겼던 그여자가 더 대단하단 생각도,,,ㅋㅋㅋㅋ
그 덕분에 지금도 앞에서 메이컵하는 사람에게 전혀 방해가되거나 머리를 흔들리지않게 하면서 업스타일을 한다
두번째는 전덕현 선생님의 누나 샤넬 선생님
그당시 나미의 머리처럼 끝을 일자로 펴고 옆머리는 두피에 딱 붙여 뒤로 넘겼었다
매직기도 없이 드라이로 끝이 일자가 되게 펴는일도 제품도 안바르고 옆머리를 두피에 딱 붙이는것도 어려운 기술이었다-땀이 삐질삐질!!!!
작고 볼품없는 외모였으나 말투를 조근조근 고상한 태도를 배워 주셨었지요-지금 나는? 고상까지는 못되고 싸구려는 안되는 정도?ㅋㅋㅋ
세번째는 나의 첫디자이너 언니(그때는 그냥 언니라고 불렀었다)
롱 레이어를 매일 혼내며 드라이 시켯고 드라이 지나간 자리를 손가락 사이로 꼭훓어야 한다고 해서 내 두손가락 사이에 물집이 생기곤 햇다-옥상에서 언 수건널고 롯드빨며 울었었던가?)
하기싫어서 아침이면 어딘가 숨어서 청소를 하던가 원장님이 나를 불러주기만 바랬엇지 ,,, 그러나 자기머리를 모자란 실력의 보조에게 매일 내놓는다는게 얼마나 마음 넓은 희생인지 한참이 지난후에 깨달앗엇다네~
그분은 그당시 키메라 화장을 하셨었고 의상도 특이 하게 입었어요
그 덕에 업스타일 하는 날은 특히 의상을 스타일리쉬하게 입으려 노력하지요
좀더 아티스트같은 느낌이 살게,,,
네번째 작은 술집을 운영하던 30대 손님-5년간 거의 매일 머리를 하는데양쪽을 대칭으로 한올까지도 똑같게 드라이를 해야했다
내가 혹여 없는 날은 다른 디자이너가 그분을 피했다
상냥한데 피곤한 스타일 -아휴~~
늘 다른 머리도 어렵고 늘똑같은 머리는 더더욱 어렵고,,,
다섯번째 워커힐에오는 일본 여행자들 상대하는 고급 콜걸
자그마하니 이쁘장하고 얌체 고양이 같이 생겼던 아가씨
주어진건 달랑 드라이하나 스프레이뿐이던 시절에
그여자는 높이 높이 하늘높이 세우는 것을 기본으로 매일 다른 머리를 요구햇다
그여자가 나타나면 머리가 지끈거렸다
생각하면 고객이 늘 넘치던 시절에 못해준다 소리도 안하고 손님들 역시 주구장창 기다리다 머리를 하고가고 그러던 시절이엇다
그여자 성질 받아주느라 옆손님들에게 위로와 칭찬을 받앗지요
어쪄면 그렇게 잘 참으시냐고,,,,
지금은 "욱"도 잘하는 갱년기 아줌마가 됬지만 뼛속까지 서비스 정신으로 뭉쳐잇었는 부처님 가운데 토막 디자이너였어요 ㅎㅎㅎ
그때는 잠못이루게 힘들었던 사람들인데 아마도 내 드라이나 스타일 내는 실력은 그분들의 희생(?)이 바탕이되었을 것이다
드라이와 임팩트 컬링으로 내츄럴 업스타일을 위한 컬을만들면 반은 완성
그다음은 머리카락이 제자리로 가게 이리저리 길을 내준다음
핀 예닐곱개로 흔들리지않게 고정하면 완성!
그분들에 비하면 식은죽 먹기 ㅎㅎㅎ
그러나 예전에 핀 세개로 업스타일을 끝낸다 는 전설의 디자이너 소문도 들었는데 나는 거기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
칭찬 한번 들었다고 옛이야기늘어지게 하는거 보니 나도 늙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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