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을 아니 장사를 오래하다보니 생긴 나쁜 버릇이랄까
사람을 보면 특히 매장에 들어서는 사람을 보고 몇초만에 저 사람이 얼마짜리 일까 가늠한다는 것입니다
그걸우스겟 소리로 점쟁이 다됬다 표현하기도 하지만 제가 몇주전 추천한 미생이라는 만화를 보다가 그게 얼마나 잘못된 습관인가 깨닫게 됩니다
되돌아 보자면 초급 미용사 시절은 오로지 사람 그리고 머리만 보았던 것 같습니다
과연 내가 어떻게 저 사람을 저머리를 이쁘게 해줄수있을 것이가에 초점이 가지요
그것이 "미용사"인 내가 할일이니까요
해가 가고 관록이 생기면서 슬슬 긴장감은 풀어지고
동정도 하고 시기도 하고 폄하도 하고 빈정거리는 맘도 있고 심지어는 무시하기까지,,,
오늘 쓰려는 돈이 얼마일까
과연 이사람은 어떤 수준인가
내가 무얼해서얼마를 받아낼것인가
결과에 대해 그럴싸하게 포장하려면 무슨 말로 결말을 지을까
그런 생각이 가득차 정작 머리를 어떻게 이쁘게 해줄까하는 진심은
비중이 줄어들게 되었다는 부끄러운 고백을 하네요
배우자가 있더라도 어찌됬든 나는 자식이든 직원이든 먹여살리는 가장이고
그네들을 위해서도
나 자신을 위해서도
그런 잡다한 감정들을 싹다 비워내고
오로지 머리를 아름답게 완성해야한다는 순수한 눈으로 손님을 바라보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내가 스무살때 서울살이 해보겠다고 밤 기차를 타던날 대학교 사진학과 학생들이 옆자리에 동석했다가 내 맑은 눈을 찍어보고 싶다해서 모델이 되었던 기억이 생각났습니다(이뻐서가 아니고 눈동자가 맑다고 ㅋㅋㅋㅋ)
지금 돌이켜보니 사진가들이 오지마을에 가서 꼬죄죄하고 눈맑은 시골 소녀를 보고 느낀 감정이아니었나 싶어요 ㅎㅎㅎ
어제밤 세수를 하다 내눈을 바라보니 흰자는 탁하고 검은 눈동자는 흐릿하더군요
어느덧 중년이 되어 눈동자도 탁해지고
마음도 세상에 물들어 순수함을 잃어 버린지 오래,,,
되돌릴수는 없겠지만 내가 물질의 유혹에 흔들려 사람이 돈으로 보일려할때마다 그 때를 떠올려 보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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